병원측이 입원환자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 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울산지법 민사3부(재판장 하현국 부장판사)는 설모(78)씨가 울산 모 종합병원과 담당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1,900여만원을 연대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좌측 팔다리에 힘이 없고 마비 증세 등 뇌경색에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증상을 보인 만큼 세심히 관찰했다면 뇌경색을 의심할 수 있었는데도 진찰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단지 대상포진 치료에 사용된 약제 부작용에 따른 증상이라며 안일하게 판단했다”면서 “결국 원고를 장시간 방치하고 뇌경색 증상이 나타난 시점에서 10간이 경과한 다음에야 뇌경색 진단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원고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잃게한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도 “조속히 치료해도 완치할 수 없고 원고 나이와 건강상태로 보아 뇌경색 치료제인 혈전용해제를 주입해도 출혈 합병증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등을 참작해 피고들의 책임범위는 손해액의 30%가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설씨는 지난 2005년 2월 얼굴에 수포성 물집이 생겨 대상포진 증세로 입원해 항바이러스제, 항생제를 맞고 왼쪽 팔다리에 힘이없고 입이 돌아가는 증세를 보였지만 10시간이 지나서야 뇌경색 진단을 받는 등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냈다.
